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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 내리는 날 오소서

꿈바다와 등대지기 2008. 12. 19. 20:32

눈 내리는 날 오소서 /고은영 
탁류의 거품 문 
비 오는 날이 아니라 
더러움 감춘 순백은 
아름다워 눈이 부신 날입니다 
한 번도 내리는 눈에 
나는 
사랑을 키운 적이 없었습니다 
늘 아픈 바람 같은 날이나 
황홀한 가을에 
사랑의 빌미를 걸어 두었으나 
임은 소식마저 가물 했으니 
영혼의 내 거처에 
함박눈 송이로 내리는 
한아름 사랑 담은 축복을 풀어 
임이여 
내게로 오시려거든 
전혀 기억에 붙들리지 않는 
눈 내리는 날 오소서